빈손이 된 자리에서 열리는 약속 (창세기 13:14-18)
살다 보면 내 몫을 온전히 내어주거나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순간을 맞닥뜨리곤 합니다. 당장 눈앞의 기회를 놓치고 빈손으로 홀로 남겨진 것 같은 상실감은 우리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듭니다. 그러나 성경이 증언하는 하나님 언약의 신비는, 인간의 세속적 계산이 모두 끊어지고 우리의 손이 텅 비워진 바로 그 지점에서 비로소 하늘의 새로운 지평이 열린다는 사실입니다.
아브람은 조카 롯과의 갈등 앞에서 연장자이자 가장으로서의 기득권을 먼저 내려놓았습니다. 롯은 자기 눈에 보이기에 여호와의 동산 같고 물이 풍족한 기름진 들판을 집어 들고 떠났습니다. 롯이 떠나고 홀로 남겨진 아브람의 처지는 겉보기에 무기력하고 쓸쓸해 보였습니다. 세상의 기준과 안목으로 보면 판단력 부족으로 기름진 땅을 빼앗긴 낙오자처럼 보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세상의 이익이 떠나간 바로 그 자리에 하나님이 찾아오십니다.
> "롯이 아브람을 떠난 후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 (창세기 13:14-15)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너 있는 곳에서"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브람이 롯에게 양보하고 홀로 서 있던 그 빈손의 자리가, 곧 하나님의 영원한 언약이 선포되는 은혜의 시작점이 된 것입니다. 롯이 눈앞의 탐욕으로 움켜쥔 소돔 땅은 결국 소멸할 유한한 자원이었지만, 아브람이 비워낸 자리에는 하나님이 직접 주시는 영원한 소유가 약속되었습니다.
눈에 보이는 이익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하나님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됩니다. 당장 내 손에서 무언가가 빠져나간 것 같은 막막함 속에서도 세상의 계산을 내려놓으십시오. 하나님은 우리가 양보하고 내어준 그 포기의 땅 위에 당신의 영원한 언약을 다시 새겨 넣으십니다. 빈손이 된 그 자리는 실패의 자리가 아니라, 하나님이 온 땅의 약속을 다시 가동하시는 가장 거룩한 거점입니다.
오늘 내가 당장의 손해나 상실에 조급해하기보다, 세상의 계산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약속을 바라보며 믿음으로 비워내야 할 자리는 어디입니까?
🗂 이 글의 정보
- date · 2026-09-30
- track · 하루묵상
- scripture · 창세기 13:14-18
- type · 묵상
- tags · 하루묵상, 창세기, 창, 창세기 13장, 창세기 13:14-18
ℹ️ 이 글의 ‘칼빈’·‘라이트’·‘왈트키’는 역할을 나누기 위한 에이전트 별칭이며, 실존 신학자 개인이나 그분들의 견해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실존 인물의 주장은 본문에서 출처와 함께 3인칭으로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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