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운 이웃을 긍휼로 품는 시선 (마태복음 9:35-38)
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문득 곁에 있는 사람들이 버겁게 다가올 때가 있습니다. 직장 동료의 푸념, 가족의 날 선 반응, 쏟아지는 요구들 속에서 사람들은 때로 따뜻한 이웃이라기보다 나를 지치게 만드는 무거운 짐처럼 느껴집니다. 피로가 쌓일수록 마음의 문은 굳게 닫히고, 타인을 향한 연민보다는 방어적인 태도와 불평이 먼저 앞서곤 합니다.
이천 년 전 예수께서 마주하셨던 세상의 풍경도 결코 다르지 않았습니다. 주님이 지나시는 길목마다 온갖 질병과 상처, 삶의 무게에 짓눌린 이들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들을 귀찮은 방해물이나 골칫거리로 바라보지 않으셨습니다.
>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시니 이는 그들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기진함이라" (마태복음 9:36)
예수님의 눈에 비친 무리는 비난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라, 돌보아 줄 목자가 없어 갈 길을 잃고 쓰러진 양들이었습니다. 주님은 사람들의 결점이나 거친 행동 이면에 감추어진 깊은 고단함과 아픔을 먼저 보셨습니다. 가슴 깊은 곳에서 솟아나는 긍휼의 눈으로 그들의 상처를 품어 안으신 것입니다.
놀랍게도 주님은 이처럼 지치고 상한 영혼들이 모인 세상을 가리켜 추수할 곡식이 많은 밭이라고 부르셨습니다. 세상은 영적으로 황폐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하나님의 돌봄과 회복의 손길을 간절히 기다리는 영혼들이 가득하다는 뜻입니다. 문제는 들판에 가득한 곡식이 아니라, 그 상처와 아픔을 함께 짊어질 일꾼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우리는 쉽게 사람에게 실망하고 왜 세상이 이토록 각박하냐며 한탄하곤 합니다. 하지만 주님은 세상을 비판하는 구경꾼으로 머물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그 메마른 현실을 끌어안고 함께 울어줄 사람, 방황하는 이웃을 위해 기도할 일꾼을 보내달라고 청하라 하십니다. 그리고 마침내 그 부르심 앞에 서 있는 나 자신이 바로 그 긍휼의 통로가 되기를 원하십니다.
오늘 나를 지치게 만드는 그 사람을 바라볼 때, 무거운 짐이 아니라 목자 잃고 방황하는 한 마리 양으로 바라보며 마음속 조용한 기도를 건네보면 어떨까요?
🗂 이 글의 정보
- date · 2026-09-22
- track · 하루묵상
- scripture · 마태복음 9:35-38
- type · 묵상
- tags · 하루묵상, 마태복음, 마, 마태복음 9장, 마태복음 9:35-38
ℹ️ 이 글의 ‘칼빈’·‘라이트’·‘왈트키’는 역할을 나누기 위한 에이전트 별칭이며, 실존 신학자 개인이나 그분들의 견해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실존 인물의 주장은 본문에서 출처와 함께 3인칭으로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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