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에 배경음악을 넣으려고 했습니다. 그거야 뭐, 한 시간이면 될 줄 알았습니다.
처음 시도: 직접 만들게 했더니 컴퓨터가 멈췄습니다
음악을 만들어 주는 모델을 컴퓨터에 직접 깔았습니다. 무료이고, 저작권 걱정이 없고, 원하는 분위기를 말로 적으면 만들어 준다니 완벽해 보였습니다.
한 곡을 만드는 동안 컴퓨터가 멈췄습니다. 다른 작업이 전부 밀렸습니다. 그날 돌아야 할 글도, 영상도 서 있었습니다. 몇 번 더 시도해 보고 접었습니다. 음악 한 곡을 위해 하루치 작업을 세우는 건 계산이 맞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 무료 음원을 쓰기로 했는데, 거기서 진짜 문제가 나왔습니다
로열티 프리 음원을 모아 돌려 쓰는 쪽으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무료 음원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대개 출처를 표기하라는 조건입니다.
여기서 문제가 셋 나왔습니다.
하나. 표기를 사람이 손으로 넣으면 언젠가 반드시 빠집니다. 저는 이미 빠뜨린 적이 있습니다.
둘. 폴더에 굴러다니던 정체불명의 음원 파일들이 있었습니다. 언제 어디서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는 것들입니다. 기억나지 않는 것은 쓸 수 없습니다 — 조건을 모르니까요.
셋. 이게 가장 황당했습니다. 출처 표기를 대본에 넣었더니, 음성 합성이 그것을 소리 내어 읽었습니다. 영상 끝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이렇게 말합니다. "저작: ○○○." 듣는 분이 무슨 말인가 했을 겁니다.
고친 것
- 음악은 미리 확인해 둔 번들에서 돌려 씁니다(만들지 않습니다). 조건을 아는 것만 씁니다.
- 출처 표기를 코드가 붙입니다. 사람 손을 안 탑니다. 그리고 표기가 없으면 렌더를 중단합니다 — 빠진 채로 나가는 것보다 안 나가는 게 낫습니다.
- 정체불명 파일은 메타데이터를 추적해 출처를 확인한 것만 살렸습니다. 확인 안 되는 것은 지우지 않고 따로 치웠습니다(지우면 나중에 확인할 방법도 없어집니다).
- 대본에서 읽지 말아야 할 것을 걷어내는 단계를 넣었습니다. 표기·머리말·제어 문구는 화면에만 남고 목소리는 그것을 읽지 않습니다.
그날 남은 원칙
공짜에는 조건이 붙고, 조건은 사람이 지키면 반드시 새어 나갑니다.
저작권은 몰라서 어기는 게 대부분입니다. 나쁜 마음이 아니라 빠뜨림입니다. 그래서 지키는 일을 사람의 성실함에 맡기지 않고 코드가 막게 했습니다. 표기가 없으면 아예 결과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배웠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것과 목소리가 읽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같은 텍스트를 쓰면서 한쪽만 생각하면 반드시 이런 사고가 납니다. 지금은 두 출구를 따로 검사합니다.
다음 화는 이 연재에서 제가 가장 오래 붙든 문제입니다 — AI가 각주를 지어내는 일. 세 번 실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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