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을 퍼뜨리는 사람과 덮어주는 사람 (창세기 9:18-25)
누군가의 결정적인 약점이나 어처구니없는 수치를 목격했을 때, 우리의 본성은 그 상황을 어떻게 다루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로 거대한 홍수 심판을 이겨내고 당대의 의인이라 불렸던 노아조차 홀로 있을 때 술에 취해 방심함으로 거친 수치를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훌륭하고 신앙이 깊은 사람이라도 육신의 약함과 허물 앞에서는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존재임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때 노아의 아들들이 보인 태도는 전혀 다른 두 가지 삶의 방식을 선명하게 대조합니다. 아들 함은 아버지의 허물을 보자마자 밖으로 달려가 형제들에게 소문내기에 바빴습니다. 타인의 약점을 중계하고 유포하는 일은 자극적이고 쉬운 길입니다. 그 안에는 상대방의 허물을 통해 자신은 도덕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착각과, 타인의 약점을 소비하려는 육신의 탐욕이 담겨 있습니다.
반면 셈과 야벳은 완전히 다른 행동을 취했습니다. 그들은 아버지의 수치스러운 소식을 듣고 겉옷을 가져다가 자신들의 어깨에 메고, 뒷걸음질 쳐 들어가 아버지의 하체를 덮어주었습니다.
> "셈과 야벳이 옷을 가져다가 자기들의 어깨에 메고 뒷걸음쳐 들어가서 그들의 아버지의 하체를 가렸으며 그들이 얼굴을 돌리고 그들의 아버지의 하체를 보지 아니하였더라" (창세기 9:23)
셈과 야벳은 아버지의 수치를 눈에 담지 않기 위해 아예 얼굴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옷으로 조용히 그 허물을 가려주었습니다. 타인의 약점을 비난하고 들추어내는 데는 아무런 노력이 필요하지 않지만, 그것을 묵묵히 가려주고 보호해 주는 데는 거룩한 사랑과 깊은 절제가 필요합니다.
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타인의 실수와 허물을 발견하면 즉시 유포하고 비난하는 일에 참으로 빠릅니다. 손가락 하나로 누군가의 약점을 퍼뜨리고 가십거리로 삼아 자극적인 대화를 이어가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남의 수치를 중계하는 자가 아니라, 은혜의 옷으로 허물을 조용히 덮어주는 자의 삶을 기억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우리의 수치스러운 죄와 허물을 당신의 피와 은혜의 옷으로 친히 가려주셨듯이, 그 사랑을 경험한 사람은 다른 이의 약점을 마주할 때 비난의 입을 열기보다 은혜의 옷을 먼저 펼치게 됩니다.
오늘 당신은 일상에서 누군가의 약점이나 실수를 마주했을 때 그것을 퍼뜨리는 사람입니까, 아니면 사랑으로 조용히 가려주는 사람입니까?
🗂 이 글의 정보
- date · 2026-09-01
- track · 하루묵상
- scripture · 창세기 9:18-25
- type · 묵상
- tags · 하루묵상, 창세기, 창, 창세기 9장, 창세기 9:18-25
ℹ️ 이 글의 ‘칼빈’·‘라이트’는 역할을 나누기 위한 에이전트 별칭이며, 실존 신학자 개인이나 그분들의 견해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실존 인물의 주장은 본문에서 출처와 함께 3인칭으로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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