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겔 48:1~14] 삶의 가장 정중앙에 거룩한 성소를 둘 때
내 뜻대로 삶을 정돈하고 계획하려 할수록 일상이 오히려 더 복잡하게 엉키는 경험을 할 때가 있습니다. 열심히 셈을 하고 안전장치를 마련하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의 불안과 공허함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삶의 질서를 잡기 위해 애쓰면 애쓸수록 깊은 피로감이 몰려오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요? 그것은 어쩌면 우리가 인생의 공간과 시간을 배열할 때, 정작 가장 중요한 중심을 놓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에스겔서의 마지막 장인 48장은 새 예루살렘 땅의 분배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합니다. 오랫동안 나라를 잃고 포로 생활을 하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영토의 분배는 생존과 직결된 절박한 문제였습니다. 공평한 몫을 나누고 지파별 경계를 정하는 일은 무엇보다 신중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제시하시는 땅의 나눔에는 독특한 질서가 있었습니다. 각 지파가 자기 몫을 먼저 챙기고 남은 자리를 하나님께 바치는 방식이 아니었습니다. 땅의 한가운데, 곧 가장 중심에 하나님을 위한 거룩한 구역을 먼저 구별하여 떼어놓는 것으로부터 모든 분배가 시작되었습니다.
> "유다 경계선 다음으로 동쪽에서 서쪽까지는 너희가 예물로 드릴 땅이라 … 그 중앙에 성소를 둘지니라" (에스겔 48:8)
하나님의 성소가 지도가 가진 정중앙에 위치할 때, 비로소 북쪽과 남쪽에 들어설 나머지 지파들의 자리가 제 위치를 찾았습니다. 거룩한 구역이 중심을 잡고 서 있을 때 모든 일상의 영역이 참된 질서와 조화를 이루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 삶의 모든 일정과 계획, 개인의 욕심을 다 채운 뒤에 남는 시간과 여유를 하나님께 드리려 합니다. 내 삶의 모든 주도권을 내가 쥐고, 하나님은 필요할 때 찾아와 도움을 주는 보조자로 밀어두곤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중심에서 밀려난 인생은 아무리 치밀하게 계산하고 유능하게 조율해도 불안을 피할 수 없습니다. 질서의 근원이신 분이 가장자리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참된 평안은 내 삶의 가장 귀하고 중심이 되는 자리를 하나님께 내어드릴 때 시작됩니다. 하루의 가장 정결한 시간, 마음의 한가운데, 생각과 결정의 기준점을 주님이 거하실 거룩한 성소로 구별해 보는 것입니다. 삶의 정중앙에 하나님을 모실 때, 엉켜 있던 일상의 우선순위와 고민들이 비로소 제 자리를 찾기 시작합니다.
오늘 당신의 삶에서 하나님은 어느 자리에 계십니까?
🗂 이 글의 정보
- date · 2026-08-29
- track · 하루묵상
- scripture · 겔 48:1~14
- type · 묵상
- tags · 하루묵상, 에스겔, 겔, 에스겔 48장, 에스겔 48:1-14
ℹ️ 이 글의 ‘칼빈’·‘라이트’는 역할을 나누기 위한 에이전트 별칭이며, 실존 신학자 개인이나 그분들의 견해를 대변하지 않습니다. 실존 인물의 주장은 본문에서 출처와 함께 3인칭으로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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